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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티용이 끝나기 전엔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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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2. 10

KPC │레이시 타사르
PC │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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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티용이 끝나기 전엔 돌아오세요!
 
KPC 레이시, PC 오드
 
20210210
 
w. 헤르츠
 
도입, 카드릴
 
어떤 이유로든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된 레이시와 그의 약혼자 오드!
 
약혼식으로부터 몇 달 후, 바쁘게 결혼을 준비하던 두 사람에게 드디어 날짜가 다가옵니다.
 
왕국 풍습에 따라 결혼 전 일주일간 성대한 무도회를 열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결혼식이 바로 모레로 다가온 날.
 
레이시와 오드는 오늘 밤 무도회의 호스트로서 첫 춤과 마지막 춤을 추는 것으로 결혼 전 마지막 스케줄을 끝내고,
 
내일 하루 푹 쉰 다음 모레 웨딩마치를 걷습니다!
 
장소는 왕궁의 가장 화려한 홀.
 
티 룸에 즐비한 워터 아이스, 크리스마스 파이와 마데이라 케이크, 커피 바바루아, 퓌이 다무르와 수플레, 구운 과자 모둠…
 
기다 다가올 석식 시간을 대비해 주방에선 갓 잡은 새로 조리한 앙트레, 데유슈리냑 수프, 젤리와 햄, 고기 파티, 종다리 가슴살 절임, 오마르 새우 샐러드와 돼지 갈랑틴까지 모두 바쁘게 준비하는 중입니다!
 
2층 높이로 웅장하게 튼 벽면에는 비단과 금사 술을 늘어뜨리고, 후덥지근한 홀을 상쾌하게 만들어 줄 얼음 조각들을 보석처럼 깎아 두었죠.
 
대리석을 깐 바닥은 얼굴이 비칠 정도로 박박 닦느라 하인들이 애를 썼습니다.
 
중앙 댄스 홀에는 춤을 추기 좋게 남국에서 들여온 카펫을 두텁게 깔았고요.
 
목마다 물 대신 와인과 음료가 흐르는 분수가 설치되고, 커튼 뒤의 악단이 재치 있는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숙녀들과 눈을 빛내는 신사들이 바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주인공인 만큼 에스코트를 받으며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한 레이시와 오드가 상석에 섭니다.
 
레이시:(잠시 숨을 가다듬는다.) ... 떨리진 않나?
 
오드:…… 쪼오끔요? (당신 팔 꼭 붙잡고 속삭였다.)
 
레이시:(팔에 잠시 긴장한 듯 힘이 들어갔다.) 지루하진 않고?
 
오드:(긴장된 얼굴을 하면서도 당신 바라보며 헤헤 웃었다.) 레이시 얼굴 보느라, 그럴 틈이 없네요.
 
레이시:(뻣뻣하게 굳은 고개가 당신에게 돌아갔다. 당신이 저를 향해 웃는 얼굴을 볼 때면. ... 목울대가 잠시 꿀렁인 것 같기도.) 무튼, 조금만 참도록 해. 황제 폐하의 축사가 끝나고, 카드릴이 시작되면. ... 잠시 쉴 수 있을 것이다. (느리게, 당신의 손을 도닥였다.)
 
오드:응, 그래요. (저를 느리게 도닥이는 손길이 좋았다. 당신의 어깨로 머리를 살짝 기대고 선다.)
 
이윽고 왕의 축사가 이어지고, 드디어 카드릴이 시작됩니다.
 
본래 카드릴은 호스트와 게스트 두 쌍의 짝, 즉 4명이 파트너를 바꿔 가며 주도하고 참석자 전원이 다함께 추는 춤입니다.
 
그러나 이 왕실 결혼 무도회의 카드릴은 조금 특이하게 세 곡중 가장 첫 곡을 국왕 부처와 결혼 당사자인 왕족 및 그의 약혼자 4명만이 짝을 바꾸지 않으면서 춥니다.
 
귀한 인연을 기념하면서 무도회의 문을 여는 것이죠.
 
레이시:(그러며 춤이 시작되면, 당신의 손을 붙잡고 춤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저번에 춤을 배우는 모습을 보았어, 그대. 조금을 익숙해졌나? (나름 능숙한 몸짓이다.)
 
오드:나름 열심히 배우긴 했는데… 으, 몰라요. 레이시랑 추면 두 배로 긴장된단 말이에요. 오늘은 보는 사람도 많고…. (입술 삐죽 내밀면서도 당신의 리드를 제법 잘 따라갔다.) 발 밟아도 뭐라고 하면 안 돼요? 나 아직 초보니까.
 
레이시:(그런 당신을 홀린듯 바라보았다. 굳은 입매에 살짝, 힘이 들어간 것 같았다.) 마음껏 밟아.... (조심히 당신을 한 바퀴 돌려주며, 그제야 레이시가 입꼬리를 조금이나마 끌어올렸다.) 그대에게라면 몇 천 번을 밟혀도 좋으니까. (그러며 순간, 당신의 손등에 그의 입술이 스쳐지나간 것 같기도 했다.)
 
오드:그래도 아플 텐데, 어, 으악. (당신의 미소에 저도 따라 웃으려다가 입술이 스쳐 지나면 얼굴이 순식간에 제 머리칼을 닮은 색으로 붉게 달아오른다. 곧장 스탭이 꼬여 당신의 품으로 휙 쓰러졌다.) …노, 놀랐잖아요. (부끄러운 건지, 아니면 그저 떨어지기 싫었는지 그대로 당신을 꼭 끌어안는다. 언뜻 보이는 귓가가 발갛다.)
 
레이시:... 읏, (황급히 쓰러지는 당신의 허리를 받쳐 안으며 황당한 웃음을 순간 그린다. 숨이 터져나오듯한 웃음소리가 한순간 흘러나왔을까.) 미안. ... 이렇게, 놀라서야. (당신이 다시 중심을 잡도록 해주며 천천히 다시금, 주변인의 흐름에 맞춰 동작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 ... 큼. (그러며 잠시 고개를 돌려 헛기침을 하는데. ... 언뜻 목이 붉게 달아올라있다.) 웨딩마치 때. ... 혼절이라도 하는 건 아니겠지, 그대?
 
오드:……… (다시 너를 따라 춤을 이어가다가, 멈칫.) ……그런 얼굴로 그런 말 해 봤자… 귀엽기만 하거든요? (여전히 발갛게 달아오른 뺨이었으나 당신의 목덜미가 붉어진 것을 보니 무엇이 우스웠는지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나 기절하면 혼자서 뭐 하려구요? 응? 애탈 거면서… (장난스러운 음성으로 대꾸하며 밉지 않게 시선 흘겼다.)
 
레이시:(레이시의 입술이 꾹 다물렸다. 당신이 시선을 흘기면 따라 그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간다.) 그대가 기절하면. ... (큼, 다시금 헛기침 소리가 터져나왔고. 그는 난감한 얼굴로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며 애써 말을 이어나간다.) 그대를 기절시킨 나에 대한 실망과 자책으로, 후회 짙은 밤을 보내겠지. ... 혼자. (그러며 당신을 향하는 눈빛은 마치, 그것을 상상하기라도 한 것처럼 자그마한 후회와 미련 따위로 뒤섞여있었다.)
 
오드:(다시금 즐거운 듯한 웃음 소리가 터져 나온다. 유리 파편처럼 맑게 흩어지는 음성.) 바보. 날 깨우면 되잖아요. (당신 바라보는 녹안에서 숨길 수 없는 애정이 흘러넘쳤다. 춤을 추던 두 사람의 거리가 조금 가까워지면 얼른 발꿈치를 들어 당신 뺨에 입 맞추고 멀어진다.) 첫날부터 신랑을 외롭게 놔둘 순 없죠.
 
레이시:... ... (당신이 발꿈치를 들어 입을 맞추고 떨어지면, 이번에는 레이시의 발이 살짝 휘청거리는 듯 했다. 당신처럼 넘어진다거나 크게 삐끗거리진 않았다. 오직 당신만이 알아볼 수 있었을 작은 틈. 레이시는 당신을 보기가 어떤 이유에서인진 모르겠지만 괴로웠던 모양이다. 눈을 질끈 감은 상태에서도 춤을 제대로 이어나가는 게 신기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의 얼굴은 확연한 붉음으로 물들어있었다.)
 
당신의 눈빛과 같이 다정하고 애정 넘치던 분위기가 물씬 흘렀습니다.
 
곡이 마무리되면 예비 신랑 신부인 두 사람은 박수갈채와 함께 중앙을 벗어납니다.
 
본래대로라면 레이시도 오드도 댄스 카드가 꽉꽉 차 당장 다음 곡도 파트너가 있기 마련이겠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만큼 ‘무도회 첫 춤과 마지막 춤’을 추는 것만이 의무!
 
내내 춤추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해도 좋아요.
 
석식 시간을 기다려 레이시와 식사를 해도 좋고, 다른 사람들에게 춤을 신청하거나 들어오는 신청을 받아도 좋겠죠.
 
한참 댄스카드를 보던 당신의 옆에 와, 레이시가 조용히 제안합니다.
 
레이시:... 약속했으니 이제 그대는 쉬는 시간을 가져도 좋아. 대신. ... 마주르카는 함께 추지 않겠나? (옅게 웃어보였다.)
 
마주르카라고 하면, 다섯 번째 순서의 춤이네요.
 
연인들의 내밀한 댄스로 취급받은. ... ... 춤이요!
 
오드:당연하죠. (당신 마주 보며 슬 웃었다.) 나 잠깐 쉬고 있을 테니까 순서가 되면 불러 줘요.
 
레이시:... 그래? (당신의 말을 듣곤 서로의 댄스 카드의 각자 이름을 적는다.) 쉬다 와, 그대. ... 조금 있다 보도록 하지. (하며, 레이시는 망설이다가. ...)
(조심히 당신의 어깨를 그러쥐곤 몸을 굽혀, 당신의 볼에 입을 맞춘다.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자그맣게 웃음 소리가 흘렀을까, 곧 레이시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오드:(고개 끄덕이며 이름 적는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익숙한 손이 뻗어져 제 어깨를 조심스레 그러쥐면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러고는 부드럽게 닿아 오는 감촉. 그녀에게 꼬리가 있었다면 바짝 솟아 올랐을 게 분명했다.) …아, (웃음 소리가 들려오면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당신을 휙 바라본다. 이미 등 돌려 떠나가는 뒷모습을 발견하면 이유 모를 억울함이 샘솟았다.) …치사해요! (차마 큰 목소리는 내지 못하고 숨 죽여 외쳤다. 이런 건 반칙이잖아, 진짜로….)
 
그러나 인파에 묻혀, 그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일국의 황자라는 자가, 당신의 약혼자라는 자가 이렇게도 치사할 줄은요!
 
랜서스
 
다음 댄스곡인 랜서스를 위한 연주가 시작됩니다.
 
당신은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기 위해 댄스 플로어에서 멀어집니다.
 
어쩜 저럴 수가 있지? 어쩜... 어휴!
 
그런 말들을 속으로 중얼거렸을지도요.
 
당신은 괜히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어라?
 
이때 당신은 수상한 사람을 목격하고 맙니다.
 
바로 출입구 너머 복도 코너 쪽으로 검은 망토를 두른 수상한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쩌죠, 오드.
 
너무... 너무 수상해보이는 사람입니다!
 
오드:앗… (호기심이 발동한다.) (쫒아가요!)
 
파칭~ 호기심이 발동한 당신은 복도로 나서봅니다.
 
하지만 이미 수상한 사람은 기척조차 없이 사라진 후입니다.
 
다들 무도회장에 있으니 인적도 드무네요.
 
왼쪽 방향으로 갔던 기억은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런데 이때……
 
갑자기 오드의 옷자락을 확 잡아끄는 뭔가가 있습니다!
 
음? 울타르 아니에요?
 
울타르: 웨웅~.
 
오드:응? (익숙한 울음 소리가 들려오면 몸을 숙여 바라보았다. 반사적으로 손 뻗어 머리를 쓰담쓰담.) 어머, 여기서 뭐 하니? 길이라도 잃었어, 울타르?
 
울타르:(울타르는 가만 당신의 쓰다듬을 받다가, 난데없이 머리를 툭 밀며 손길을 쳐내는 듯 했다.) 먀웅, 웱, ... 웅~, (당신의 옷자락을 물며 어딘가로 끌듯, 움직인다.)
 
오드:으응? 응? 나 가면 안 되는데… 어라라… (제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고양이를 차마 거부하지 못하고 얼떨결에 이끌려 갔다.)
 
울타르가 당신을 이끄는 것이 어느 방향인가 살펴보면 왼쪽 복도입니다.
 
아까 수상한 사람이 사라진 쪽 아닌가요?
 
울타르:먕.
 
울타르를 쫓아가면 T자 모양의 복도 한가운데에 도착하게 됩니다.
 
오른쪽 코너에 근위병이 두 사람 서 있는 것을 제외하면 사방이 텅 비었고, 멀리서 무도회장의 시끄러운 소리만이 들릴 뿐입니다.
 
탐색/대화가 가능합니다.
 
오드:앗, 설마 너도 그 수상한 사람을 본 거니? 기특하기도 하지… (울타르를 열정적으로 몇 번 쓰담쓰담 해 주고 품에 자연스럽게 안아올렸다. 근위병 두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본다.) 저기요, 실례합니다.
아까 이상한 사람 하나 못 보셨어요? 검은 망토를 뒤집어 쓰고, 이쪽으로 가는 걸 봤는데요.
 
오드, 대인 기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오드:
매혹
기준치: 45/22/9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설득
기준치: 65/32/13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경비병 Q: 예? 그. ... (떨떠름한 표정으로 옆 경비병을 바라본다.) 검은 망토를 쓴 사람이라면, 본 적이 없습니다.
 
경비병 C: 그렇습니다. 저희가 두 눈 바짝 뜨고 주변을 경비하고 있었는데, 그런 자는 본 적이 없습니다.
 
다시, 판정이 가능합니다.
 
오드:그으렇구나…. (쪼금 어색하게 웃다가 다시 캐물어본다.) 음, 그러면 뭐 비슷한 거라도… 잠깐 눈 돌린 사이에 놓치셨던 걸 수도… 있잖아요?
설득
기준치: 65/32/13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경비병 Q: 비슷한 것? 음. ... (눈을 굴렸다.)
 
경비병 C: ... 이보게, 그러고보니. ... 이상한 소리가 들리긴 하지 않았나? (Q의 옆구리를 툭 쳤다.)
 
경비병 Q: 음? ... 음. (눈을 깜빡이다 탄성을 질렀다.) 그러고보면, 희미하게 우르릉거리는 소리를 들은 것 같긴 합니다. 저희는 악기 연주 소리, 사람들의 춤 때문에 복도가 울리는 게 아닌가 생각을 했는데. ... 어쨌든 저쪽 복도로 가 봤지만 별다른 건 없었습니다. (또랑또랑.)
 
오드:앗, 그렇군요. (좋은 단서였다!)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수고하세요~! (방긋 웃어 보이곤 돌아섰다.)
 
이제 어느 곳을 살펴볼까요?
 
오드:(막다른 복도 쪽에 있는 액자를 보러 간다.)
 
[왼쪽 복도]
 
복도 끝은 막다른 길입니다.
 
벽에 이 나라 지도를 간략하게 묘사한 명화가 걸려 있네요.
 
왕국 전도는 독수리를 닮았다고 해서, 옛부터 독수리와 관련된 비유를 사용해 비상하는 새처럼 표현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오드: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벽 바로 아래 바닥에 쓸린 흔적 같은 것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 그것 뿐이네요. 이외로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드:…으음…? (이게 뭐지? 고개 갸웃했다.)
 
당신은 그냥. ... 주변을 서성거리다 돌아가기로 합니다. ...
 
탐색을 마치고 나니 난감합니다. 별다른 걸 찾지 못했네요.
 
어쩌죠? 무도회장으로 돌아갈까요?
 
그런데 울타르 녀석, 돌아가려는 오드를 물고 늘어지며 도대체 놔 주질 않습니다.
 
홀로 돌아가려 하면 주변을 미친듯이 맴돌며 야옹야옹 울어버리는데요. 어쩔 수 없네요.
 
대체 이 고양이가 원하는 게 뭘까요?
 
오드:오늘따라 왜 그러니, 너? (난감한 듯 바라본다.)
 
울타르:먀웅~, 먕, 웱. (어딘가로 자꾸 당신을 이끌고가려는 듯 했다.)
 
오드:아아, 그래, 알겠다구. 어디 가고 싶은 곳으로 가 보렴. (울타르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준다.)
 
저 멀리서, 랜서스 악곡이 폴로네즈로 바뀌는 듯했습니다.
 
폴로네즈(왈츠)
 
울타르는 왕궁 복도를 거쳐 정원으로 나갑니다.
 
울타르를 따라가다보면 순간, 복도 창문에 묘하게 시선이 이끌리는데요.
 
어떤 형체가 눈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
 
오드, 창문을 살펴보나요?
 
오드:(살펴봅니다.)
 
창문 바깥을 내려다보면, 이전까지 그 위치에 없었던 건물이 갑작스럽게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나무로 둘러싸여 눈에 잘 띄지 않는, 검게 타버린 화전 같은 부지 위에 작은 오두막이 한 채 서 있는데요. 저게 대체 뭐죠?
 
오드:……(이게 뭐람? 눈 깜빡거렸다.)
 
관찰이나 지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오드: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보자마자 알 수 있었습니다. 검게 타버린 부지는 왕궁의 모양이고, 오두막의 모양은 왕궁 본관 건물을 1층짜리로 축소시켜 놓은 듯 한 모습인걸요.
 
다시 말하면, 작은 왕국 모양의 부지 위에, 지도라면 수도가 있었어야 할 자리에 왕궁을 닮은 오두막이 있는 것입니다.
 
마치 이 나라를 작게 축소해 놓은 것처럼요.
 
저런 장소는 처음 봐요! ...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드?
 
오드:… (뭔가 불길하긴 한데… 한 번 가 볼까…?)
(울타르 흘끔 바라본다.) 나한테 저걸 보여주려고 한 거야?
 
울타르:먉. (어라? 지금 울타르가 고개를 끄덕인 건가? 자꾸만 당신의 주위를 뱅글뱅글 돌았다. 같이 향하자고 하는 것일까?)
 
오드:… 너 내 말 알아듣는 거니?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울타르를 다시 끌어안고 천천히 오두막으로 다가가본다.)
 
오두막까지 내려가는 길은 사람 허리까지 오는 수풀로 잘 숨겨져 있고, 접어드는 오솔길 역시 몇 차례 뱅글뱅글 꼬여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꾸며 놓았습니다.
 
대체 누가 왕궁에 이런 수상한 건물을 지어 둔 거죠? 그리고 도대체 이 고양이는 이런 걸 어떻게 아는 건가요?
 
왕궁 출입이 잦았던 오드도 이런 건물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들어본 적만 없을까요, 평소 종종 윗층에서 정원을 내려다봤을 때에도 도통 발견한 바가 없는데요……. 수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두막]
 
영문을 모르겠지만 문이 열려 있습니다. 이 수상하고 허술한 건물은 대체 뭘까요?
 
들어가나요, 오드?
 
오드:어어…… (어쩐지 불길한 느낌에 문 밖에서 안을 빼꼼 들여다보았다.) 실례합니다아~…? (인기척이 없다면 슬금슬금 발을 들여본다.)
 
들어가 보면 첫눈에 굉장히 어수선하다는 분위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 제대로 정리도 안 된 종이 나부랭이, 먼지 덩어리, 먹다 남은 빵 조각 등등. 우선 내부를 좀 살펴볼까요?
 
오드:(내부를 살펴봅니다.)
 
책장과 책상창문과 들뜬 장판수상한 문양을 살펴볼 수 있겠군요.
 
오드:(책장을 봅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서적들이 빼곡합니다.
 
몇 책을 살펴보아도, 대충 마법에 관련된 내용이란 것만을 알게 됩니다.
 
아무래도 이 오두막의 주인은 마법사인 걸까요?
 
몇몇 책에는 <신케>라는 단어가 책등이나 표지에 적혀 있습니다.
 
인쇄된 것이 아니고 누군가 써서 넣은 것입니다.
 
오드:(알쏭달쏭. 책상을 본다.)
 
화려한 크라바트 브로치 하나가 있습니다.
 
잠깐, 여기 새겨진 문양은 왕국의 유일한 공작가 문양이잖아요?
 
레이시, 그러니까 왕가의 친척 되는 그 가문이요.
 
그것도 공작 본인이 쓰는 문장입니다. 이런 게 왜 여기에 있죠?
 
오드:으음? (이거 중요한 물건 아닌가? 일단은 손대지 않고 들뜬 장판을 보러 갑니다.)
 
낡은 나무 장판 중 수상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있습니다.
 
손놀림, 열쇠공, 행운, 근력 판정 등을 통해 장판을 뜯어내거나 아랫부분에 걸린 걸쇠를 풀 수 있습니다.
 
오드:
행운
기준치: 79/39/15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라? 조금 손을 댔을 뿐인데, 쉽게 장판이 뜯깁니다! 운도 좋네요.
 
뜯어낸 장판 아래에는 철덩어리처럼 두껍고 묵직한 책 한 권이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대단히 불길합니다. 굳이 펴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드:우와아… 이게 뭐람… (눈으로만 바라보고 수상한 문양을 살펴보러 간다.)
 
오두막에 이런 게 왜 있을까요? 꺾어 들어가는 짧은 복도가 있고, 복도 끝 바닥에 영문을 알 수 없는 문양이 새겨져 빛을 내고 있습니다.
 
‘마법진’이라고 비유하면 적절할 것 같은 형태입니다.
 
마법진 위에는 손바닥만한 거울 하나가 둥둥 떠 있는데, 건드리려 하면 투명한 장막 같은 것이 손을 가로막습니다.
 
굉장히 괴이하고 사특한 초록빛을 내면서 둥글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지능, 교육,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등의 기능치 판정이 가능합니다.
 
오드: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거울 가장자리에 쓰인 철자가 ‘니티크레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보면 막다른 벽면에 액자가 하나 있네요. 잠깐, 액자?
 
이건 아까도 보았던… 왕국 지도를 독수리에 비유해 멋지게 그려낸 명화군요?
 
하지만 이게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진. ... ...
 
오드:(창문을 본다.)
 
창문 바깥으로 황량한 풍경이 보입니다. 독수리 모양을 이루는 마당은 풀 한 포기 없이 재만 날립니다.
 
한편 창틀에는 장식이 달린 향주머니 같은 것이 걸려 있는데요. ...
 
갑자기 뒤따라 들어온 울타르가 마구 울며 책상 위로 뛰어 오릅니다!
 
향주머니에 몸을 잔뜩 비빈 울타르는 급기야 벌러덩 누워 좋아 어쩔 줄을 모릅니다. 이거 아무래도 개박하 같은 게 아닐까요?
 
울타르의 때아닌 애교를 잠시 지켜보고 있자니, 난데없이 향주머니에 달린 장식이 번쩍 빛을 냅니다.
 
잠시 후 오드가 정신을 차리니…….
 
울타르:엣헴, 이몸을 제대로 모셔라.
 
………이건 또 무슨 상황이죠?
 
똑바로 앉은 울타르는 콧김을 내뿜으며 앉습니다.
 
오드:……… 엥? 응? 뭐야? (얼빠진 얼굴을 했다.)
……너… 너어… 말했어?!
 
울타르:여기까지 이끌고 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냐! 바보같은 인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꼬리가 살랑거린다.)
지금 우리, 고양이 왕국이 큰 위험에 처해 있다!
웬 못된 마법사가 고양이들을 제물로 사용해 수상한 의식을 치르려 한다. (콧잔등을 찡긋거린다.) 이를 걱정한 고양이 신께서 나에게 너를 도우라 하셨다. 이해가 가느냐?
 
오드:……뭐, 뭣이라… (머리가 띵하다. 이 고양이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고… 고양이 신이 누군데. 아니, 나 지금 고양이랑 대화를 하고 있는 거야? 내가 드디어 미친 건가? 어떡해, 레이시….
 
울타르:진정하고 들어라! 네 반려인. ... 수컷의 친척인 모 공작의 부하가, 바로 그 못된 마법사란 말이다! (오드의 발에 냥냥펀치를 날렸다.) 그 공작 놈도 한패다! 공작이 황세자를 죽이고 왕위를 차지하려 한단 말이다!
 
오드:으앗! 너 지금 나 때렸어? (그치만 고양이 발이라 귀엽다. 조금 정신 차린 듯 눈 깜빡거리며 울타르의 이야기를 듣는다.) 내, 내 반려라면… 레이시? 공작이 황세자를 죽, 죽인… 죽인다고?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하게 질렸다. 레이시를?) 말도 안 돼, 그게 무슨…
 
울타르:... 못된 마법사가 이상한 걸 소환하려고 한다. 우리 고양이들이 많이 납치되었어. 그러니, 제안이다, 여자야.
나는 고양이 왕국을 지키기 위해, 너는 그 인간 남자를 지키기 위해.
못된 마법사를 저지해야만 한다!
 
오드:(맑은 연두빛 눈동자에 그새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울음 꾹 참고 고개 끄덕거린다.) 응, 알았어, 그럴게…. 내가, 내가 뭘 하면 되는데?
 
울타르:마법사가 제물을 바치는 공간이 있을 거다. 아마 아까, 너를 처음 이끌고 간 곳이 수상한데. ... ... (그르릉 소리를 냈다.)
어쩌면, 네 인간 남자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 ...
 
하던 그때,
 
음?
 
이런,
 
멀리 무도회장 쪽에서 선율이 들려요.
 
폴로네즈(왈츠)가 끝나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은 마주르카잖아요. 레이시와 약속한 곡이요!
 
서두릅시다!
 
민첩/행운/기타, 무도회장까지 빠르게 도착하는 데에 이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능치 판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오드:아, 어떡해… 얼른 가야 하는데. (엉거주춤 몸을 일으킨다.)
행운
기준치: 79/39/15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이봐, 그 인간 남자에게 가는 거냐?!
 
울타르:이, 이봐, 그 인간 남자에게 가는 거냐?!
나도 같이 가!
 
그렇게 웬 고양이 하나와, 황세자비가 될 당신. 무도회장으로 달려갑니다.
 
마주르카
 
오드는 정신없이 무도회장으로 돌아갑니다! 무도회장은 아까와 같이 샹들리에가 찬란하며 달콤하고 더운 향기가 나는 공간입니다.
 
울타르는 무도회장 입구 부근에서 서성거리는 모습이 보이네요.
 
특별한 사건이 일어난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왕궁 뒤쪽에선 무시무시한 음모가 벌어지고 있는데도요!
 
댄스 파트너끼리 우아한 춤을 추고, 석식을 먹으러 떠나는 사람들이 즐겁게 떠들고 있습니다.
 
이때 레이시가 댄스 카드를 들고 다가오는데,
 
엉망인 당신의 꼴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군요.
 
레이시:... (드레스 자락에 묻은 먼지나 흙 따위를 내려다보며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오드:레, 레이시이… (당신의 얼굴을 마주치자 금세 울 것처럼 표정이 일그러졌다. 들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당신에게 걸어가 옷자락을 꼭 붙잡는다.) 나, 나 할 말이 있는데… 여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레이시:(원래라면 춤을 해야 했는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당신의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레이시의 온 사고 회로가 정지하는 것이다. ... 뒤늦게 당신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신중히 할 말을 골랐다.) 그래. 우선 나가지.
 
레이시는 당신의 손을 단단히 붙잡곤 무도회장을 나옵니다.
 
어느덧, 연달아 연주된 악곡이 마주르카를 거쳐 끝나면 이제 피드카트르 댄스 타임입니다.
 
피드카트르
 
레이시:... ... 우선, 어딜 다녀온 것인지 물어도 되겠나? (그의 두 눈이 당신의 몸에서 꼼꼼히 상처 따위를 찾아내려 애쓰고 있었다.)
 
오드:…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드레스가 조금 구겨진 것을 제외하면 다친 곳은 없는 듯 하다. 안절부절 못하며 당신의 손을 꼭 붙든 채로 말을 잇는다.) 아, 아까, 수상한 사람이 보여서… 궁금해서 뒤를 따라가다가… 울타르를 만났는데요. 고양이의 왕국이, 그니까, 공작님이 고양이들을 제물로 바쳐서, 못된 마법사가 당신을 해칠 거라고. (생각나는대로 툭툭 뱉어내는 말들이 어지럽다. 다음 순간 고개를 홱 들어올렸다.) 아, 울타르, 그 고양이 못 봤어요? 그 애가 설명해 줄 거예요. 아까 분명 나랑 같이 왔었는데…
 
레이시:(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 아무리 당신을 신뢰하는 레이시더래도, 당장 '고양이 왕국'이니, '제물'이니, '못된 마법사'이니 하는 단어는.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울타르는. ... 고양이,가 아닌가? 그대가 울타르를 챙겨주는 것은 곧잘 보아 알고 있어, 그러나, 고양이가. ... ...
 
오드의 말에 따라 무도회장 입구에서 서성거리던 울타르가 챡, 옆으로 옵니다만.
 
울타르:... ... 웨웅. (턱을 치켜들며 얌전히 앉아있다. 말을, 하지 못하는 건가?)
 
울타르는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돌아와버렸습니다!
 
그 '마법'은 오두막집 안에서만 일어난 일일까요?
 
우선, 울타르는 영험한 고양이인 척 능청을 떨고는 있습니다만. ... ...
 
레이시:(울타르를 보더니 더 혼란스러워진 표정이다.) ... ...
 
오드:야, 야아. 너 왜 그래… (울상이 되었다. 믿고 있었는데! 이래서야 제가 하는 말들이 완전히 헛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을 텐데.)
 
레이시:(최대한 오드의 장단에 맞춰주려는 듯 억지로 상황을 이해하려 미간을 줄곧 좁히고 있었다.) 그대. '공작'이라 함은? 누굴 이야기하는 건지. ... ...
 
오드:(일단은 당신에게 그 모습을 직접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레이시의 옷자락을 붙잡아 당긴다. 아까 울타르가 했던 것처럼.) …당신 사촌, 그 분이요. 일단 따라와요! 가서 보여 줄게요. 얘도 지금 다시 이상해진 것 같긴 한데 그곳으로 돌아가면 또 말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고… (무작정 걸음을 옮겼다.)
 
레이시:잠깐! (무작정 걸음을 옮기는 당신을 붙잡는다, 옷자락이 아닌, 당신의 손을.)
우선, 알다시피. ... 우리는 남들 눈에 띄지 않게 빠져나갈 필요가 있어. (주변을 향해 눈짓했다.) 어떻게. 자연스럽게 빠져나가야 하는데. ... ...
 
장내 악곡이 파드카트르에서 폴카로 접어 듭니다.
 
어쨌거나 레이시의 말이 구구절절 맞긴 했죠.
 
다름 아닌, 황세자와 황세자비가 될 사람을 위한 무도회지 않았나요.
 
한 사람뿐이면 몰라도 호스트 두 사람이 모두 사라지면 수상하기 마련입니다.
 
민첩이나 은밀행동의 판정을 써도 좋고, 아니면. ...
 
적절한 연기를 통해 빠져나가도 좋겠죠.
 
오드:으, 그건 그렇지만…. (늦으면 안 되는데. 레이시가 위험하다고 했는데.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내가 쓰러진 척 할까요? 나 업고 뛰어요. 아, 아닌가. 그럼 너무 소란스러울까…
 
레이시:... ...
 
레이시, 지능 판정.
 
레이시: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레이시는 그런 당신의 모습에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듯 했습니다.
 
곧,
 
레이시:... ... 그대. 조금만 참도록 해.
 
말하며. 몸을 당신에게 붙이는 것이 아니겠어요?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한 자세로, 당신을 껴안은 레이시는 마치 연인끼리 불이 붙어버린 모습을 연기하며 발코니로 빠져나가는 척 합니다!
 
주변에서 묘한 웅성거림이 들려옵니다.
 
"세상에, 그 목석같던 황세자께서...."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라뇨, 정략혼이라 하지 않았나요?"
 
"무슨 소리, 황세자비 되실 분께서 원래 집시 출신이라 하지 않덥니까. 황세자 자리를 내려놓고서라도 결혼하길 원했다 하니. ... 황제 폐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신 것이죠."
 
그럴 즈음이면, 그런 말은 듣지 말라는 듯 당신을 끌어안은 레이시의 숨이 짙어지더니.
 
입술이 아주 살짝, 스친 것 같기도 했습니다.
 
폴카
 
두 사람은 어떻게든 무도회장을 함께 빠져나왔습니다!
 
오드, 레이시를 어디로 데려가나요?
 
오드:(오두막으로 향합니다.)
 
달리고 달려, 우리는 울타르와 함꼐 오두막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다보면, 오두막집에 도착한 울타르는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되는데요.
 
울타르:여신의 은총이 이곳밖엔 닿지 않는다. 하여간, 여자를 믿지 못해 우릴 이렇게 귀찮게 만든다니. 건방지기 짝이 없구나, 남자! (냥냥펀치.)
 
레이시:... ... (울타르의 냥냥펀치를 떨떠름하게 받으며, 놓여진 제 사촌. 그러니까, 피는 섞여있지 않지만. ... 공작의 브로치를 심란한 눈길로 내려다보았다.) ... ... 수상한 남자가 어디로 사라졌다고 했었지?
 
오드:… (쪼끔 훌쩍거리며 울타르 쪽을 바라보았다.)
 
울타르:막다른 복도 너머로 사라졌다. 귀찮게 여러 번 묻지 마라!
 
레이시:... 여러 번은 아니다만. (큼. 그러며 레이시는 오두막 안의 액자를 유심히 살펴본다.) 그래. 어느 복도인지는 알겠군. (오드와 울타르를 돌아보며, 훌쩍이는 오드의 어깨를 감싸 느리게 손으로 도닥거렸다. 울지 말아, 그대. 자그만 속닥임.)
그 막다른 복도 뒤로는 비밀통로가 있다. 본래 왕족들만 알고 있는건데, (오드를 흘끔거린다.) 그대도 이제 나와 결혼해서, 왕족의 일원이 될 테니 어차피 알려줄 예정이었어. 불안하다면 잠시 같이 가서 확인해보면 될 일이고.
단,
... ...
알다시피 아직 이 무도회장에서 우리가 치러야 할 의무가 하나 남았어. (눈을 맞춘다.)
우리는 최소한 코티용의 마지막 춤곡이 끝나기 전엔 돌아와야 한다. (할 수 있겠지? 무뚝뚝하나 틀림 없이 애정이 섞인, 다정한 시선이 내려앉았다.)
 
오드:눈물이 나는 걸 어떡해요… (투정부리듯 대꾸하며 당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그래도 무언가 풀려 가는 기분에 조금 안심이 되었는지 아까에 비해서는 퍽 안정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내 당신의 다정한 시선이 제게 닿으면 고개를 끄덕거린다.) 응. 할 수 있어요. (당신의 너른 손을 꼭 붙잡아 쥐고선.) 얼른 가요.
 
레이시:(꽉, 마주잡았다.) 향하지.
 
레이시는 앞장서서 막다른 복도 쪽으로 향합니다.
 
역시 아까 오두막과 같은 명화가 걸려 있는 곳이네요.
 
그런데, 어?
 
아까까지만 해도 같은 자리에서 지키고 있던 근위병들이 없습니다. 이거 수상한데요?
 
당신이 복도의 바닥을 살펴보면 복도 끄트머리 바닥의 긁힌 자국 같은 것들이 아까보다 더 거친 모양을 그리며 새롭게 생겨났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혹시, 지금 저 안에…….
 
이때 레이시가 액자를 들어올려 특이한 위치의 벽돌 몇 개를 밀어넣자, 벽 전체가 우르릉 소리를 내며 진동합니다.
 
가운데가 고정되어 절반쯤 돌아간 벽은 사람 두엇이 드나들 법한 틈을 벌리고 멈춰 섰습니다. 잠시 침묵이 감돕니다.
 
레이시:... ... 확실히, 누군가 드나든 흔적이 있어 보여. (하며, 레이시는 한숨을 내쉬더니 당신의 손을 붙잡고 잠시 복도를 빠져나간다. 벽에 걸려있는 장식용 칼을 빼들어 손에 쥐더니.) ... 그대도 하나, 쥐겠어?
 
오드:…어어, 어차피 못 다루긴 하지만… (장식용 칼과 제 손을 번갈아 보다가 주먹을 꼭 쥐었다.) 응, 줘요. 여차하면 확 찔러 버릴 테니까!
 
레이시:... ... 최대한 그럴 일이 없도록 하겠지만. (오드에게 장식용 칼을 하나 더 들려준다.)
뒤에 꼭 따라 붙어서 오도록 해.
 
오드:알았어요. (말 잘 듣는다!)
 
근처 벽에 걸어 둔 램프 하나를 더 가져오며, 두 사람은 작은 불빛에 의지하여 조심스럽게 비밀통로 안으로 들어갑니다.
 
레이시:내가 알기로 이 통로는. ... 지하를 향해 꺾여 내려가는 통로야. (속닥였다.)
 
쥐가 찍찍거리고, 퀘퀘한 냄새와 먼지, 종종 앞길을 가로막는 거미줄 따위를 헤치고 얼마쯤 걸었을까요.
 
어느덧 뒤로 따라붙은 울타르가 꽥! 하는 소리를 지릅니다. 고양이인데요, 꽥! …….
 
두 사람을 앞질러 달려간 울타르는 한 곳에서 마구 맴돕니다.
 
달려가 보니, 이럴 수가, 이게 다 뭐죠?
 
동그란 우리 안에 서른 마리도 넘는 고양이들이 있습니다.
 
정말로 이 미친 마법사 놈이 감히 소중한 생명을 사용해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지르려고 했나 봅니다.
 
울타르는 자물쇠 앞에서 거의 울고 있습니다.
 
레이시:... ... 천인공노할 짓을, (한탄했다.)
 
오드:아아… 어쩜 좋아. (울상이 되었다.)
 
고양이들이 야옹야옹 구슬프게 울고 있습니다.
 
레이시:... 지금 당장 풀어주기는 어렵고, 혹시, 그. 못된 마법사?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 뒤에. ...
 
고양이들이 야옹야옹 구슬프게 울고 있습니다.
 
울타르가 뭐라고 고양이들에게 말을 하는 것 같은데, 고양이 울음소리라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때 구석에서 번쩍! 빛이 터집니다.
 
놀라 돌아 보아도 어두운 곳이 갑자기 밝아진 탓에 시야가 트이지 않습니다.
 
뭔가 사람 형체 같은 게 얼핏 아른거리는데, 그 형체가 킬킬킬 웃으면서 아주 웃긴 말을 합니다.
 
네놈들, 아주 명을 재촉하는구나…….
 
이 삼류 악당 같은 대사 뭐죠?
 
등장한 마법사의 뒤에선 연기가 피어오르고, 아까 오두막에서 보았던 마법진, 그 위에 초록빛을 내며 둥둥 떠 있는 거울이 아주 거대한 크기로 이곳에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두막에 있던 것은 축소판인 모양인데요. 당장 마법사를 막아야 합니다!
 
마법사: 감히 내가 있는 곳에 단 둘이서 처들어오다니! 각오는 되었겠지? 킬킬킬!
 
레이시:(장식용 검을 고쳐쥐었다.) 저 자인가?
 
울타르:웨옭! (하악질을 했다.)
 
대체 이런 짓을 벌인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요!
 
마법사:가여운 것들, 어둠 속에서. ... ... 몸부림 쳐라!
 
순식간에 그는 어느 '마법'을 사용합니다!
 
새까만 연기같은 것이 사방을 둘러싸더니, 아.
 
등불의 빛마저 먹어버리며, 사방이 새까맣게 되었어요.
 
이를 어쩌죠, 오드. 대화를 시도해볼까요?
 
레이시:그대! 괜찮나!
 
오드:어, 난 괜찮아요! 레이시는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급하게 외쳤다.)
 
레이시:... ... 마법을 풀어라, 마법사! 이미 근위병들에게 그대의 악행이 낱낱이 밝혀진 바. 투항하면, 처벌 또한 가벼워질 것이다!
 
마법사:마법을 풀고 싶나? (음침한 웃음소리가 마구 흘러나온다.)
마법을 풀고싶다면, 수수께끼를 하나 풀어보도록 해라!!!
 
... 예?
 
수수께끼요??
 
오드:에?
 
레이시:... ?
 
마법사:그래서, 풀 거냐 말 거냐!!!
 
오드:아, 알았으니까 얼른 문제나 내!
 
마법사:자 그럼!
문제는!
... ...
...
.
...
 
마법사:... ...
... ... ...
 
답답하리만치 시간을 끕니다. 얄미워 죽겠어요!
 
마법사:좋아, 내 문제는! ... ... ... ... ... ... ... ...
 
오드:…… (무서운 것도 잊고 짜증이 와락 났다.) 빨리 말해!
 
마법사:큼.
좋다, 내가 내는 문제를 맞히면 스스로 결과에 승복하고 물러나겠다.
우매한 인간들아, 문제를 내겠다.
내 이름이 뭐지?
 
…이것도 아주 뻔하잖아요? 지금 장난해?
 
오드:…신케? (책에 마구 써있던 이름을 말해본다.)
 
마법사:엥?
 
당신이 올바른 답을 말하자마자,
 
마법사:끄으으아아아악!!!!
 
마법사가 괴상한 고함을 지르며 몸을 파들파들 떨기 시작합니다.
 
레이시는 당황해서 어찌할 줄을 모른 채 검만을 고쳐잡고, 이때 울타르가 당신의 소맷자락을 물어 당깁니다.
 
울타르:웅!
 
내려다보니, 정체불명의… 짱돌 같은 것을 쥐여 주는데요…….
 
오드:엥? (이거 던지라고? 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울타르는 성난 얼굴로 고개를 마구 끄덕거립니다.
 
마법사는 발작을 그칠 생각을 않고, 도리어 괴상한 마법 주문을 사용하려는 듯 해괴한 소리를 읊어댑니다!
 
이대로 가다간 또 다른 마법이 펼쳐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법사의 이름을 맞춘 뒤 없어지기 시작했던 검은 안개는 거의 사라지듯 했고.
 
오드, 투척이나 행운 중 하나를 골라 판정해, 짱돌을 던질 수 있습니다!
 
오드:(뭐, 뭔가 늦으면 울타르한테 혼날 것 같다.) 에잇. (온 힘을 실어 휙 던져본다.)
행운
기준치: 79/39/15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짱똘에는 레이시를 해치려 했던 것의 분노와,
 
고양이 왕국을 위협했던 것의 분노와,
 
당신의 무도회를 망친 것의 분노가 뒤섞여 있었습니다!
 
풀 스윙으로 날아간 짱돌이 마법사의 이마에 명중합니다!
 
마법사:이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쓰러질 리 없다!
나는 꼭 돌아와서, 복수하마!!!
 
마법사는 게거품을 물며 쓰러집니다.
 
... ...
 
무시무시한 음모가 주제에 아주 허무한 최후네요…….
 
레이시:... ... 큼. (그제야 뻘쭘하게 쓰러진 마법사에게로 다가가 마법사를 옆에 있던 밧줄로 꽁꽁 묶기 시작했다.)
 
오드:…… (좀 바보였던 것 같지, 저 마법사?) (그래도 긴장이 풀려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뭐야, 이게….
 
그런 당신의 곁으로 온 울타르가 애처롭게 울며 다리에 몸을 부빗거립니다.
 
아맞다. 고양이 우리!
 
레이시:큼. ... (헛기침을 하며 고양이가 갇힌 우리로 왔다.)
 
근력, 열쇠공, 손놀림 등의 판정을 통해 고양이 우리를 열어 줄 수 있습니다.
 
오드:(제 곁으로 다가온 고양이를 쓰다듬어주며 우리로 다가간다.) 코티용, 아직 안 끝났겠죠?
(잠긴 문 노려보다가… 뿌셔 본다.)
근력
기준치: 40/20/8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레이시:(뿌셔?;)
 
오드:(응, 될 리가.)
 
레이시:그대, 다칠라. (손을 붙잡아 감싼다.)
내가 대신 해보지.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 ...
 
오드:…다치겠어요, 레이시? (흘끔 바라봄.)
 
울타르:... ... 웨옭.
 
그런 당신 둘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울타르가 딸그랑, 열쇠를 곁에 내려두고 갑니다.
 
레이시:... ... ... ... (열쇠로 우리를 열었다.)
 
먀웅, 먕, 야웅!
 
오드:……있으면 진작 말하지. (쫌 원망스럽게 바라봄.)
 
풀려난 고양이들의 울음 소리가 밝습니다.
 
울타르는 당신의 시선을 모른 척 하네요.
 
고양이들은 오드의 다리에 머리를 잔뜩 부비며 감사 인사를 한 후 하나둘 줄을 지어 떠나기 시작합니다.
 
잠깐, 마법사는 이제 해결이 되었다 치고, 함께 결탁했다던 공작은 어쩌죠?
 
그런 의문이 들때쯤.
 
우리는 무도회장에서 흘러 나오는 악곡이 바뀔 기미를 느꼈습니다.
 
서로 눈을 마주칩니다.
 
우리. 코티용이 끝나기 전엔 돌아가요!
 
코티용
 
두 예비 부부는 손을 잡고 뛰기 시작합니다.
 
둘 다 지하실에 들어갔다 나온 참이라 군데군데 먼지도 묻었고 땀투성이에 머리까지 헝클어졌지만, 이상하게 웃음이 나오는 것 같아요.
 
함께 무도회장으로 들어서면, 때맞춰 사라졌던 두 사람 탓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는지 측근 시종이 애가 탄 채 맴돌고 있습니다.
 
대체 어디를 가셨던 거냐고 우는 소리를 해도, 일단은 해줄 말이 없네요.
 
우린 춤을 춰야 하는 오늘의 주인공이니까요!
 
이제 정말 마지막 댄스입니다. 무도회장은 아름답고, 마주 잡고 선 서로는 더 보기 좋은 것 같아요.
 
두 사람은 오늘 최후의 임무인 코티용 댄스를 추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멀리 왕국의 능성을 장식하고, 어디선가 못된 노인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그건 뭐 우리가 알 바 아니죠.
 
레이시:... ... 험한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하군. (한숨처럼 웃음을 흘렸다.) 그대에게. ... 많은 빚을 지게 되었어.
 
오드:…정신없는 하루였어요, 그렇죠? (저도 따라서 쿡쿡 웃는다. 이유 없이 기분이 들떴다.) 앞으로 나한테 더 잘 해야겠네요, 레이시.
 
레이시:(당신의 눈치를 살피다, 순간 이마를 툭 맞대듯 기대는 그가 있었다.) 평생을 떠받들여 모시지. ... 원래도 그럴 생각이었지만 말이야. 부족한가?
 
오드:물론 충분하죠. (더는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환하게 웃는다. 당신 입술 위에 뽀뽀하듯 입 맞추고 떨어진다.) 사랑해요, 레이시.
 
레이시:(짙고, 또 열띤 숨이 몇 초 뒤에 터져나왔다. 그의 목울대가 꿀렁이나 싶더니.)
(몸을 숙여 진득하게 입술을 맞댄 채 부비다가, 살짝 당신의 아랫입술을 핥으며. 그가 떨어져나간다.)
(여느 때보다도 장난스러운 미소가 걸려있다.) 나도.
그대를 사랑하지. 평생.
 
...자, 며칠 후의 일입니다.
 
완벽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신혼여행을 떠났고, 그러는 동안 왕궁에서는 공작이 사라져 난리가 났대요.
 
그러나 익명의 제보를 통해 공작의 음모가 낱낱이 밝혀져, 설령 살아있더라도 다신 왕국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됐습니다.
 
알 게 뭔가요? 당연한 일이죠.
 
우리의 신혼여행은 완벽했습니다!
 
당신이 아니라, 레이시가 혼절할 뻔한 사건이 있었던 건 비밀로 두도록 할까요?
 
슬슬 마무리하도록 합시다.
 
이런 이야기의 끝을 장식하는 문장은 언제나 똑같지 않겠어요?
 
그리고,
 
레이시와 오드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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